재활일기

7. 기억나지 않는 시간, 그리고 미안함에 대하여

다시, 데이빗 2026. 3. 1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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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1a_wUzGQ75g

 

 

샤워를 하려고 기다리던 중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내왔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답답한 마음에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샤워를 했었어?”

아내는 조용히 말해주었습니다.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던 때, 몸을 하나하나 씻기고 대소변까지 받아내며 곁을 지켰다고요.

그 말을 듣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왜 내게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는 걸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차라리 다행인 걸까, 아니면 나쁜 걸까. 생각이 좀처럼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더 마음이 아팠던 건, 아내의 다음 말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힘들고 예민했던 순간, 곁을 지키는 가족들에게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주었다고 합니다. 결국 참다못한 아내가 잠시 자리를 피해야 했을 정도로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 소중함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내 손을 놓지 않은 아내에게 말할 수 없이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나의 날카로운 행동들이 가족들에게 남겼을 흉터를 생각하니 후회의 마음이 깊게 밀려옵니다.

스스로 마음을 닫아버려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기회들을 놓친 것도 참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다짐해 봅니다. 앞으로는 내 마음이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그리고 먼 훗날 언젠가는,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온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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