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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나무와 아버지의 얼굴지금도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고 좋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순간은,
몸이 너무 추워서 샤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아들에게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생각 이후로, 거의 20일 동안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조금씩 떠오르는 조각들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어쩌면 거기가 천국이었을까 싶을 만큼
소리 하나 없는 고요한 곳이었습니다.
나무들만 보였고, 아무 말도,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가끔은 아버지와 말을 나누는 것 같았지만,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버지가 즐거워 보이셨다는 것입니다. 계속 기도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기뻐하셨던 것 같습니다.
요즘도 문득문득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큰 나무, 그리고 조용함.
다시 떠오르는 건 또 큰 나무입니다.
그 앞에서, 제 마음도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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